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냉장고에 항상 채워두는 재료가 딱 세 가지였습니다. 계란, 김, 그리고 김치. 그중에서도 김치는 활용도 면에서 압도적이었는데, 어느 날 냉장고를 열었더니 손도 안 댄 김치가 너무 익어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먹기엔 부담스러운 그 신김치로 두부김치를 만들어봤는데, 이게 예상 밖으로 훨씬 맛있었습니다. 오히려 잘 익은 신김치가 감칠맛을 끌어올려준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자취요리의 핵심 재료, 김치를 다시 보다솔직히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는 계란을 가장 중요한 식재료라고 생각했습니다. 후라이 하나면 반찬이 되고, 국에 풀면 국물이 진해지고, 활용도가 높았으니까요. 그런데 살다 보니 계란보다 더 자주 손이 가는 게 김치였습니다. 갓 지어 따끈한 밥 위에 올..
솔직히 저는 푸석한 사과를 어떻게 해야 할지 오랫동안 몰랐습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먹자니 텁텁한 끝맛이 영 입에 맞지 않아 결국 방치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사과와 계란만으로 아침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직접 만들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상태가 아쉬운 사과도, 잘 익은 사과도 모두 달라지는 요리입니다.재료 손질 — 씨앗 제거부터 계란물까지제가 처음 이 요리를 시도했을 때 가장 먼저 당황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과를 그냥 썰어도 되겠지 싶었는데, 씨앗을 꼭 제거해야 한다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사과 씨앗에는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성분이 미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아미그달린이란 체내에서 소화되는 과정에 시안화수소, 즉 청산가리와 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