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 그릇을 다 먹고 나서도 국물과 닭살이 꽤 남는다는 사실, 저는 이게 아깝다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환절기 일교차가 10도를 넘나드는 요즘,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날 그 남은 재료로 닭죽 한 그릇을 끓여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든든하고 속이 편안했습니다.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두기엔 애매했던 삼계탕 잔여물이 이렇게 제대로 쓰일 줄은 몰랐습니다.재료 손질 — 뼈 제거와 채소 크기가 핵심입니다닭죽에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은 닭뼈 제거입니다. 삼계탕을 먹고 남은 닭을 손으로 살살 발라내다 보면 생각보다 잔뼈가 많이 섞여 있습니다. 특히 등뼈 쪽에 붙어 있는 작은 연골 조각들이 죽 안에 들어가면 식감을 망치기 쉬우므로, 저는 발라낸 살을 한 번 더 손으로 훑어서 확인합니다. 골라낸 닭살은 결대로 곱..
솔직히 저는 잣죽이 그냥 잣을 갈아 넣은 밍밍한 음식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고장났을 때 처음 먹어본 잣죽 한 그릇이 그 편견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찹쌀 알갱이와 굵직하게 빻은 잣이 만들어내는 식감과 고소함은, 흔히 알려진 미음 형태의 잣죽과는 전혀 다른 음식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레시피와, 잣죽을 둘러싼 여러 시각들을 함께 정리해봤습니다.레시피의 시작 — 제가 처음 먹어본 그 잣죽 이야기위염(胃炎)이 심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위염이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로,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며 식욕 자체가 뚝 떨어지는 게 특징입니다. 밥 한 공기를 다 먹기는커녕, 뭔가를 씹어 삼키는 행위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는 상태였습니다.그때 동네 어른께서 끓여주신 잣죽 한 그릇을 처음 먹었습니다. 솔직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