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만 되면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 으슬으슬한 기운, 목 뒤에 살짝 걸리는 이물감. 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그 신호를 무시하다가 결국 이틀을 골골댔는데, 그때 생각난 게 어릴 때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죽 한 그릇이었습니다. 표고버섯과 집에 남아 있던 자투리 버섯들을 꺼내 직접 끓여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쉬웠고 무엇보다 속이 정말 편했습니다.재료 손질 — 죽의 완성도는 여기서 결정됩니다버섯죽에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건 재료 손질입니다. 제가 처음 만들었을 때 표고버섯을 대충 굵게 썰었다가 식감이 들쭉날쭉해져서 죽 전체의 균형이 무너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재료를 최대한 작고 고르게 써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주재료인 표고버섯(Lentinula edodes)은 반드시 충분히 불려서..
솔직히 저는 죽이라면 흰죽 아니면 잣죽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들깨를 넣은 미역죽이 있다는 것도, 그게 감기 걸린 아침에 이렇게 딱 맞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 먹어보고 나서야 "아, 이게 왜 진작에 없었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들깨미역죽 조리법, 만들어보니 이게 핵심이었습니다일반적으로 미역죽이라고 하면 그냥 미역 넣고 끓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처음에 그렇게 해서 식감이 질겅거려 실패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손질 단계에서 판가름이 납니다.핵심은 불린 미역을 잘게 다지듯 써는 것입니다. 여기서 미역을 다지듯 손질한다는 것은 단순히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는 게 아니라, 거의 다진 상태에 가깝게 잘게 썰어 죽 전체에 고르게 섞이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
팥을 제대로 손질하지 않으면 아린 맛과 소화 불편이 함께 따라옵니다. 환절기에 몸이 으슬으슬할 때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이 생각나 직접 만들어봤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팥 손질, 귀찮아도 이 과정은 건너뛰면 안 됩니다팥죽을 처음 만들 때 '그냥 씻어서 바로 끓이면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첫 시도에서 뭔가 텁텁하고 아린 맛이 남아서 다음에는 꼭 애벌 삶기를 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벌 삶기란 팥을 본격적으로 조리하기 전에 한 차례 빠르게 삶아 불순물과 아린 성분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쉽게 말해 팥이 품고 있는 잡내와 탄닌 성분을 미리 빼내는 작업입니다.햇팥 약 350g, 두 컵 분량을 씻을 때 물 위에 둥둥 뜨는 알갱이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욱을 그냥 씻어서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끓인 아욱죽이 왜 그렇게 텁텁하고 풋내가 나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환절기마다 몸이 으슬으슬해지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는데, 저한테는 그게 바로 아욱된장죽입니다. 속이 부담스러울 때도, 약을 먹어야 하는데 빈속이 걱정될 때도, 죽 한 그릇이면 생각보다 많은 게 해결됩니다.아욱 손질, 이 과정을 건너뛰면 죽이 망합니다제가 처음 아욱된장죽을 끓였을 때 가장 크게 실수한 부분이 바로 전처리였습니다. 아욱을 대충 씻어서 넣었더니 죽 전체에서 풋내가 올라오고 식감도 질겨서 한 그릇을 다 비우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뒤로 아욱 손질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아욱에서 가장 먼저 잡아야 하는 게 섬유질입니다. 줄기 끝을 뚝뚝 꺾..
환절기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으슬으슬한 기운, 저도 올해는 피해가나 싶었는데 결국 목이 칼칼해지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으려 해도 빈속에 먹기엔 속이 쓰릴 것 같고, 밥 한 공기를 다 비우자니 입맛 자체가 없는 그 애매한 상태. 그때 생각난 게 죽이었습니다. 흰죽 말고, 김치와 콩나물, 오징어까지 넣어 진하게 끓인 김치콩나물죽. 한 그릇이면 속도 채우고 약도 편하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죽 한 그릇이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습니다 — 죽 끓이기의 실제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죽은 그냥 밥에 물 많이 붓고 끓이면 되는 거 아닌가,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수분 비율(물과 밥의 비율)을 조금만 잘못 맞춰도 너무 묽거나 반대로 풀처럼 뻑뻑해졌습니다. 여기서 수..
아플 때 죽은 흰죽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 있으신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환절기에 몸이 으슬으슬해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얼큰하게 속을 데워줄 낙지김치죽 한 그릇이 낫지 않을까. 실제로 만들어 먹어봤더니, 예상보다 훨씬 든든하고 회복에 도움이 됐습니다.재료 손질, 이 순서가 맛을 가른다환절기가 되면 기온 차가 워낙 심해서 겉옷 하나 챙기는 것도 번거롭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아침 목이 따끔하고 몸이 무거워집니다. 제가 이번에도 딱 그 상태였는데, 약을 먹으려니 빈속이라 부담되고 그렇다고 밥 한 공기를 다 비울 기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꺼낸 것이 냉장고 안에 있던 잘 익은 신김치와 냉동 낙지였습니다.재료 손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낙지의 전처리였습니다. 낙지는 점..